잊혀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일생을 담다
1961년, 서울신문의 기자 김장한(박해일)은 일본에서 덕혜옹주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덕혜옹주(손예진)에 대한 그의 회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1919년, 고종의 외동딸 덕혜옹주는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고종의 아들 영친왕을 일본에 볼모로 보낸 고종은 덕혜를 지키기 위해서 시종 김황진의 조카 장한과의 혼례를 추진한다. 그러던 중 고종이 독이 든 수정과를 마시고 독살되고, 어린 덕혜가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그렇게 고종의 죽음으로 김장한과의 혼사는 무산되게 된다. 시간이 흘러서 1925년, 덕혜는 14살이 되었다. 친일파 이방직장관 한택수(윤제문)가 덕혜에게 행사에 입을 기모노를 보내지만 덕혜는 그 옷을 시녀 복순(라미란)에게 입히고 자신은 양장을 입으며 일제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택수는 강단 있는 황녀로 자란 덕혜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여 대한제국의 뿌리를 뽑기 위해 덕혜를 일본으로 유학 보낸다. 시간이 흘러 몇 년 후 도쿄에서 덕혜와 장한이 재회하게 된다. 장한은 육군사관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하며 군인이 되어있었다. 조카 이우 왕자(고수)가 덕혜를 찾아와 조선으로 보내준다고 약속하며 한국인 유학생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조용히 살던 자신을 후회하며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하게 된다. 그러던 중 덕혜의 생모인 귀인 양 씨(박주미)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한택수는 친일연설을 하면 다시 조선으로 보내준다고 덕혜를 회유한다. 덕혜는 어머니를 보고싶은 마음에 조선인 노동자 앞에서 친일 연설을 시작하지만 결국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조선인 노동자들을 격려하는 말로 끝을 맺는다. 이에 조선인 노동자들은 조선으로 보내달라며 항의하게 되고 이에 격분한 한택수가 덕혜의 뺨을 때린다. 이를 계기로 덕혜와 장한은 일본에 맞서는 행보가 시작되게 된다.
실화 기반 영화 덕혜옹주, 현실과 다른점은?
덕혜옹주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도와서 영친왕과 함께 중국 상하이 망명을 시도했다고 나오지만, 실제로 망명을 시도한 것은 의친왕 이강이다. 영화에서는 덕혜옹주가 일본에 간 뒤 1960년대까지 친일파와 한반도 정부의 반대로 조선에 오지 못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어머니인 귀인 양 씨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귀국한 적이 있다. 덕혜옹주가 조선 옷이 아니란 이유로 기모노 착용을 거부하고 평생 한복과 양장만 입은 것으로 표현되지만 덕혜옹주가 조선에서 다녔던 히노데 소학교는 기모노 착용이 의무인 일본학교였기 때문에 덕혜옹주도 기모노를 입었다고 한다. 실제 덕혜옹주는 이미 10대 때부터 정신질환의 증상이 나타나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닐 정도였지만, 영화에서는 힘든 일을 겪으면서 세월이 지나 발병하는 것처럼 표현되었다. 영화 내에서 일본어로 옹주를 부를 때도 옹주의 일본식 발음으로 부르지만, 실제로는 덕혜의 일본어 발음을 더해 '도쿠에 히메'라 불렸다. 영화에서 1925년 '내선일체(일본과 조선은 하나다)를 홍보할 수 있다면서 큰소리쳐놓고 뒤통수를 맞다니'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내선일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1937년이라고 한다.
덕혜옹주에 대해서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덕혜옹주라는 영화 개봉 전 언론 시사회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손예진, 박해일, 고수, 윤제문 등의 출연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으며 역사적인 비극을 다루고 있지만 그보다는 개인이 겪은 비극에 초점을 맞춰 과잉되는 감정을 서사적으로 적절하게 다뤘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나 손예진의 연기는 후반부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으며 박해일의 노년 연기도 관객들의 평이 좋았다. 또한 역사적으로 잊혀진 존재인 실제 인물 덕혜옹주를 주제로 한 영화라서 더 흥미가 있었다. 고종과 대한제국이라고 하면 보통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에 대한 이야기만 비중 있게 알려져 있을 뿐 덕혜옹주라는 인물은 처음 들어보았다. 살짝은 뻔한 전개와 스토리였다. 하지만 황제의 딸이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안타까운 상황 속에 쳐하게 되어 비극적인 삶을 살아갔던 인물, 그녀의 존재가 알려진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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